요즘 영화관 가는 거, 솔직히 좀 부담스럽지 않아요? 저만 그런가요? 얼마 전 개봉한 <슈퍼맨> 보러 갔다가 9천 원이라는 가격표에 (제 월급은 대체 언제 오르나요?) 놀라기도 했지만, 극장 상태 보면서 두 번 놀랐지 뭐예요.
아니, 상영작 안내는커녕 윈도우 창만 덩그러니 떠 있고, 멀티비전은 꺼진 채 방치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어요. 이거 거의 '무인 극장' 아닌가요? 이러다 올여름 블록버스터들 다 망하는 거 아닌가, 괜히 오지랖 넓게 걱정만 들더라고요. 게다가 한국 영화는 <전지적 독자 시점> 외엔 딱히 눈에 띄는 게 없고, 할리우드 영화도 <판타스틱 4>랑 오늘 얘기할 이 <슈퍼맨> 정도라는데, 오백만 관객 돌파는커녕 백만도 어렵지 않을 거라는 불길한 소리까지 들려옵니다.
어휴, 극장 이야기만 하다 서론이 길었네요. 사실 오늘 진짜 할 얘기는 바로 이 <슈퍼맨>입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 제 '최애' 감독 리스트에 찜꽁했던 제임스 건 감독이 DC 유니버스로 넘어와 처음 선보인 영화라고 해서 잔뜩 기대를 했거든요. 다크하고 묵직한 분위기 대신,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유쾌하고 '달달한' 스타일이 과연 슈퍼맨과 어울릴까? 솔직히 걱정 반, 기대 반이었죠.
강철 같은 슈퍼맨은 어디로 가고 '인간미'만 남았나요?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 예상보다 훨씬 더 '달콤'했습니다. 이전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맨 오브 스틸> 기억나세요? 그야말로 '강철의 사나이'답게 묵직하고 시종일관 진지한 슈퍼맨이 저는 정말 좋았거든요. 그런데 이번 슈퍼맨은... 음, 영화 시작부터 두들겨 맞고 피 흘리는 모습에 '어라?' 싶더니, 러닝타임 내내 엄청나게 얻어맞더라고요. 슈퍼맨이 맞나 싶을 정도로요. 다른 캐릭터와 비교할 수 없는 슈퍼맨인데, 왠지 모르게 많이 '너프'된 느낌이랄까요?
여기에 슈퍼맨 혼자가 아니라, '저스티스 갱'이라는 다른 초능력자 그룹까지 등장합니다. 딱 <가오갤> 느낌이 물씬 나죠? 물론 이런 팀플레이를 좋아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왠지 슈퍼맨은 '솔로 플레이'가 더 어울리는 캐릭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새로 등장한 '슈퍼 독'이요? 비중은 엄청난데... 솔직히 CG 티가 너무 나서 저랑은 영 궁합이 안 맞더라고요. (강아지 좋아하는데 이건 좀 아쉬웠어요!)
아, 그리고 대사가 너무 많아서 중간에 저도 모르게 살짝 졸았다는 건 비밀입니다. (커피를 안 마신 제 잘못이겠죠?)
액션은 좀 아쉽고, 정치색은 너무 노골적인데요?
액션은 어땠냐고요? 솔직히 좀 아쉬웠습니다. 하늘을 나는 쾌감이나 레이저 눈빛, 태풍 같은 바람... 슈퍼맨이라면 화려함의 끝을 보여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번 영화는 CG 티가 너무 많이 나고, 왠지 모르게 밋밋한 느낌이 강했어요. 심지어 슬로 모션 액션이 가장 화려하게 느껴질 정도라니... (살짝 실망스러웠죠.)
게다가 이해 안 가는 장면들도 꽤 있더라고요. 다람쥐 한 마리 살리겠다고 온 힘을 다하는 슈퍼맨이, 정작 대형 건물이 무너지는 건 못 막는다는 게 말이 되나요? 특히 수천 명이 있을 법한 건물을 받쳐서 다리 위 자동차 한 대를 살리는 장면은... 솔직히 좀 황당했습니다.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은 대체 누가 구하죠? ㅠㅠ)
그래도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빛났던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니콜라스 홀트가 연기한 렉스 루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처럼 느껴질 정도로 연기와 카리스마 모두 압도적이었어요.
그런데 이 영화, 놀랍게도 정치색이 엄청나게 짙게 깔려 있습니다. '이게 통과된다고?' 싶을 정도였죠. 누가 봐도 이스라엘 같은 '자한루프'와 팔레스타인 같은 '보라비아'의 갈등을 대놓고 보여주더군요. 재래식 무기도 없이 돌팔매질하는 보라비아 아이가 슈퍼맨 깃발을 들고 서 있는 장면을 보는데... 와, 대놓고 미국 공화당과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더라고요.
저야 뭐, 정치적 성향이 어느 정도 맞아서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아니, 미국 인구 절반이 공화당 지지자일 텐데, 흥행에 괜찮을까?' 하는 현실적인 걱정도 들었답니다. 렉스 루터가 가짜 뉴스를 만들어서 여론을 조작하는 장면도 그렇고요. 요즘 정치판을 제대로 풍자한 것 같아서 씁쓸하면서도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슈퍼맨, 봐야 할까요?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 자체는 분명 좋았습니다. 슈퍼맨이 그저 신이어서 슈퍼맨이 아니라, 인간처럼 실수하고 우둔하고, 그렇기에 더 인간다운 모습 때문에 진정한 슈퍼맨이라는 것. 이 부분만큼은 정말 깊이 공감했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슈퍼맨>은 '강철의 사나이'가 보여주던 묵직함 대신, 너무나 달콤하고 '인간미 넘치는' (솔직히 좀 많이 너프된) 슈퍼맨을 만난 경험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혹시 이 영화 보신 분들 계신가요? 여러분은 어떠셨는지 댓글로 솔직한 감상 들려주세요! 다음 영화 이야기로 다시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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